이번 과제는 전날 과제(Day 3)에서 분석 대상으로 선택했던 프로덕트를 이어받아 수행해야 한다.
위 링크에 접속하면 확인할 수 있듯 나는 Day 3 과제 주제로 넷플릭스 기반 문화예술 커뮤니티 서비스 넷플연가를 선택했다.
이번 몰입 학습에서는 시장 조사에 대해 배웠다. 시장 조사는 사실 PM 뿐만 아니라 전략, 상품, 마케팅 등 다양한 기획 직군에서 널리 쓰인다. 어디에나 적용될 수 있는 만큼 한 번 제대로 응용해보면 앞으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1. 포지셔닝 맵에 대해 알아보자
들어가기 앞서 오늘자 몰입 학습의 주제였던 시장 조사 기법 중 포지셔닝 맵에 대해 배운점을 간략히 정리해보려고 한다.
새로운 포지셔닝 맵?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포지셔닝 맵의 모습은 위와 같을 것이다. 위 사진은 내가 2020년 2학기에 대학교에서 <스타트업브랜딩>이라는 강의를 수강하면서 4인 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만들었던 최종 발표 자료의 일부이다.
이는 3C - STP - 4P의 흐름으로 전개되는 마케팅 보고서에서 주로 쓰이는 형태의 포지셔닝 맵이다. 위 포지셔닝 맵은 오랜 시간 동안 정석으로 여겨졌지만 분명한 한계점을 갖고 있다. 또한, 시대가 변화하며 다른 형태의 포지셔닝 맵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정석적인 포지셔닝 맵의 한계는 <브랜딩 : 법인의 인격 (1편) 포지셔닝과 핀포인팅> 게시글에 잘 정리되어 있다.)
나 역시 팀원들과 함께 <넥클>에 대한 시장 조사를 진행 중, 정석적인 포지셔닝 맵을 만들면서 유사한 애로사항을 체감했다. 특히 포지셔닝 맵은 정교한 수치 분석을 통해 나온 그래프보다는 추상적으로 그린 conceptual chart가 되기 쉽다는 한계점에 가로막혀 한참 고민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실제 브랜드는 점이 아니라 면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눈에 보이는 영역이 곧 시장 크기를 나타내는 것처럼 인식하게 되는 오류, 포지셔닝 맵에 우리 프로덕트를 위치시킨다고 해서 어떻게 해야 그곳으로 포지셔닝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이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학습을 통해 포지셔닝 맵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을 깨달았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포지셔닝 맵이란 결국 고객의 머릿속 어디에 우리 제품/서비스를 넣을 것인지에 대한 작업이다. 사람들은 보통 기억을 저장할 때 관련된 것들을 묶어서 저장한다. 그러므로 위와 같이 트리 구조를 그려보며 우리 프로덕트의 포지셔닝을 어떻게 시도해야 할지 단서를 얻을 수도 있다는 점을 배웠다.
만약 포지셔닝 맵을 작성하기 전 단계에서 설문 조사 등의 방식으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트리 구조를 먼저 작성해보는 것은 어떨까? 주관적인 판단 하에 포지셔닝 맵을 그려야 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2. 넷플연가의 직접적 시장과 잠재적 시장
직접적 시장과 직접고객군 - OTT & 취미 및 자기계발
통계 자료를 통해 살펴본 시장의 크기
넷플연가의 직접적 시장을 구성하는 직접적 고객은 앞선 포스팅에서도 분석했듯이 OTT 콘텐츠를 이용하고, 취미 및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직접적 고객의 수요에 대한 공급이 이루어졌고, 이를 통해 넷플연가의 직접적 시장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결론 끝에 OTT & 취미 및 자기계발 시장의 크기를 나타낸 지표를 찾아봤다.
먼저 OTT 콘텐츠 시장의 경우에는 뱅크샐러드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자료를 통해 설명될 수 있다.
뱅크샐러드의 데이터에 따르면 OTT 콘텐츠에 대한 결제 금액과 결제 건수는 전년도 대비 각각 약 3.4배/2배 가까이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의 통계 자료를 보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7800억 원으로 2012년부터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취미 및 자기계발 시장의 경우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규모를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중고거래 플랫폼, 급성장 ‘취미’ 시장 정조준>(참고)라는 기사 자료를 통해 시장 규모에 대한 단서를 발견할 수는 있었다.
당근마켓은 최근 ‘남의집’에 1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남의집은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의 오프라인 모임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고, 작업실·공방 등 정보가 공유된다.
- <중고거래 플랫폼, 급성장 ‘취미’ 시장 정조준> 中
기사에 따르면 김성용 남의집 대표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모여 교류하고 취미를 나누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며 "이번 제휴를 통해 2100만 당근마켓 하이퍼로컬 커뮤니티에서도 취향을 나눌 공간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해당 시장의 긍정적 전망을 암시했다.
'오프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라는 틈새 시장
이제부터는 오프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라는 프로덕트의 특징을 중심으로 넷플연가의 직접적 시장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넷플연가의 직접적 시장을 한마디로 간추린다면 오프라인 커뮤니티 서비스 시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직접적 고객인 OTT 콘텐츠를 이용하고, 취미 및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말그대로 '오프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넷플연가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넷플연가의 직접적 시장인 오프라인 커뮤니티 시장에 대해 좀 더 알아보도록 하자.
위 게시글에서 2022년 1월 현재 국내에서 상용화되고 있는 오프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다. 트레바리, 회사밖, 문토 등 저마다 개성 있는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서비스들이다.
그러나 '커뮤니티'라는 개념을 클래스, 모임 등으로 넓게 해석했을 때, 현재 가장 대중화된 커뮤니티 서비스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이다.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고 유용하게 만족스러운 서비스 경험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군다나 기술이 이렇게까지 발전했는데 구태여 번거로운 오프라인을 선택할 필요가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현상은 넷플연가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오프라인이라는 틈새 시장에 대한 수요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 가고 있는 현대 사회에 넷플연가는 직접 만나는 관게에서 오는 만족감을 제공한다.
모두가 언택트를 외치며 레드 오션에 발을 담글 때 넷플연가는 OTT 콘텐츠라는 레드오션과 오프라인 커뮤니티라는 블루오션을 결합한 넷플릭스 기반 문화예술 커뮤니티 서비스라는 퍼플오션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잠재적 시장과 잠재고객군 - OTT는 모르겠고, 그냥 모임이 좋아서
앞선 포스팅에서 나는 넷플연가의 미션을 넷플릭스 혼자 보는 당신을 위한 커뮤니티로 정의했다. 이러한 넷플연가의 방향성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거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고객까지 포용할 수 있다고 본다.
바로 OTT 콘텐츠보다는 모임장 또는 해당 모임의 주제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다.
나는 이들까지도 넷플연가의 고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좋아하는 시인님이 모임을 여신다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참가했다가 넷플연가를 알게 된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미 나와 비슷한 경로로 넷플연가를 접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넷플연가 측에서 현재 진행하는 마케팅, 프로모션 등의 사업 전략은 대부분 OTT 콘텐츠 이용자만을 겨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OTT 콘텐츠보다는 모임장 또는 해당 모임의 주제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즉 잠재고객군은 '어, 이거 넷플릭스를 꼭 봐야만 참가할 수 있는 거 아냐?'라는 생각에 고객이 되길 망설일 수도 있다.
나는 넷플연가가 위 사진의 마케팅과 같은 전략을 좀 더 강화한다면 원데이 클래스 시장과 같은, OTT 콘텐츠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취미 및 자기계발 시장까지도 침범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파이 뺏기'가 넷플연가의 잠재적인 시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넷플연가가 탈잉보다 불리한 이유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은 오프라인 커뮤니티 서비스에게 배당된 파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다. 게다가 제 몫의 파이를 늘리려고 해도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들에 비해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가령 탈잉 같은 서비스의 경우 온라인을 바탕으로 오프라인까지 성공적으로 진출해있는 서비스이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것은 공간 대여, 추가적인 운영과 관리 정도의 (비교적) 간단한 노력만 추가되면 되지만, 반대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진출하려면 앱이나 웹을 구축하는 것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 결국 현재로선 넷플연가가 탈잉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들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오픈서베이에서는 <떠오르는 취미생활 자기계발 시장, 진출 전 고려사항은?>(참고)이라는 게시글을 통해 위와 같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위에서 분석된 사람들의 니즈, 즉 유료 클래스 참여 시 선호하는 방법과 넷플연가라는 프로덕트의 특징을 비교해보고, 과연 얼마나 맞아떨어지는지 확인해보았다.
- 참여 방식: 정기적인 참여 방식 (O) > 정해진 날짜와 시간이 사전에 공지된다.
- 적정 인원: 3~5명 이내 (X) > 정원 수는 12명이며, 대부분의 모임이 정원이 채워진다.
- 기간: 1~3개월 이내 (O) > 1~2개월에 걸쳐 4회의 모임을 진행한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넷플연가의 잠재 고객군에 대한 나의 분석을... 과연... 넷플연가가 오프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라는 틈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지표 그 자체로 보아도 될까?
물론 넷플연가가 고객의 니즈를 어느 정도 만족하면서 시장에 자리잡았다는 지표로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이 또한 20대 한정이기는 하다. 통계상 연령이 높을수록 온라인을 선호했다.)
3. 잠재고객군은 분명 있다, 그러나…
그러나 문제는 오프라인 커뮤니티 서비스의 시장 규모 자체가 작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장 규모가 큰 경우를 100조라고 가정했을 때, 그중 1퍼센트만 점유해도 1조의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자체가 작다면 전체 시장의 50퍼센트를 점유한다고 치더라도 실제 벌어들인 돈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심지어 위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듯 그나마 남아 있는 오프라인 교육도 비대면 교육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다.
4.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채널
그러면 넷플연가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앞서 언급한 틈새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방안이 있을 듯하다. 틈새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넷플연가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채널로는 무엇이 있을까?
넷플연가는 프로덕트 자체보다는 그것의 내용물, 즉 콘텐츠(모임)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있는 콘텐츠 중심의 프로덕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넷플연가에서 제공하는 각각의 콘텐츠에 대한 후기, 평가, 출석률, 재참여율 등의 수치를 최대한 분석해보는 것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넷플연가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제일 간단한 해결책이다.
그러나 그것은 엄연히 콘텐츠 기획자의 일이고, PM은 그 콘텐츠를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그 프로덕트를 고민하는 사람이다. 때문에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한 프로덕트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넷플연가의 프로덕트 내에서 고객에게 주어지는 부가 서비스 중 하나인 다른 모임 놀러가기(1회권)을 예로 들어보자.
내가 만약 넷플연가의 PM이라면, 다른 모임 놀러가기를 사용하는 고객의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사용한다면 주로 어떤 모임에 놀러가는지,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채널로는 서베이몽키, 서베이기즈모와 같은 설문조사 프로덕트를 활용할 수 있을 테다.
비록 아주 정석적인 채널은 아니겠지만, 이것이 곧 넷플연가가 경쟁이 심화된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서비스 시장에서 자기 몫의 파이를 챙길 방법에 대한 돌파구, 혹은 적어도 그에 대한 단서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장영학, 「브랜딩 : 법인의 인격 (1편) 포지셔닝과 핀포인팅」, 브런치, 2017.01.04
심작가, 「[업데이트]오프라인 모임 리스트」, 브런치, 2018.09.09
오픈서베이, 「떠오르는 취미생활 자기계발 시장, 진출 전 고려사항은?」, 오픈서베이, 2020.07.13
김형원, 「중고거래 플랫폼, 급성장 ‘취미’ 시장 정조준」, it조선,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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